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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없는 기계가 인간과 바둑을 두어 승리할 수 있는가?

논리는 생각을 통해 명백하게 옳은 결론을 내는 과정이다. 바둑 문제를 논리적으로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바둑에 존재하는 모든 수를 탐구하고 지지 않을 수를 두면 된다. 문제는 바둑에서 일어나는 경우의 수는 너무 커서 인류가 수천년을 더 발전해도 컴퓨터로 다 계산해 낼 수 없는 크기라는 점이다.

그렇다면 알파고는 어떻게 이세돌을 이길 수 있었는가? 알파고의 승리는 논리의 승리가 아니다. 모든 경우의 수를 탐사할 수 없는 상황에서 답을 내주는 것이 바로 스타일이다. 스타일은 논리와는 다르게 명확한 답을 내줄 수는 없으나, 좋은 스타일은 꽤나 높은 확률로 당신을 승리로 이끌어 줄 수 있다.

스타일이란 것은 무엇일까? 가장 근본적으로 들어가면 스타일은 호불호에 대한 판단능력이다. 그리고 감정 없이는, 이러한 호불호 판단을 내릴 수 없다. 이러한 이유로 나는 알파고에게도 원시적인 감정이 녹아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