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처음 사람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틀린 말을 할 수 있다는 걸 깨달은 것은 고등학교 때이다. 당시 수능은 표준점수제라는 방식을 택하고 있었는데, 각 과목의 절대점수가 아닌 정규분포를 사용해 점수를 계산하는 방식이었다. 당시 선생님들이나, 내 주변의 친구들이나 하나같이 하던 말은 수학의 표준점수 최고치가 높으니 같은양의 절대점수를 올릴 때는 되도록 수학 과목을 올리는 유리하다는 말이었다.
수학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140~150정도로 실제로 가장 높은 편이었고, 언어영역은 130정 정도로 가장 낮았다. 하지만 이것이 수학에서 절대점수 4점을 올리는 것이 언어영역에서 절대점수 4점을 올리는 것보다 유리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같은 4점을 올린다면 표준편차가 낮은 언어영역에서 4점을 올리는 게 표준점수상 유리했다.
선생님들이나 친구들한테 이걸 설명해 주려고 시도해 본 적이 몇번 있는데 잘 이해 못하기에 그냥 포기했다. 때로는 엉터리가 상식으로 통할수도 있다는 교훈을 얻었다.